작성일 : 2003-11-26 00:00
이름 : 관리자
6살짜리 어린 아이가 목욕탕에 앉아 대야에 발을 담그며 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물이 담긴 대야를 들고 아빠에게 갔습니다.
"아빠 내가 물 떠왔어. 이걸로 세수해."
"영호야, 발 담근 물로는 세수하는 건 아냐."
"왜?"
"발 담근 물은 더러우니까 그렇지."
"아빠 그럼 이 물은 더러운 거야?"
"응, 더러운 물이야. 발을 담근 물이니까."
아이는 고개을 끄덕이며 대야에 있던 물을 바닥으로 쏟아버렸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아이는 아빠를 한참동안 바라보았습니다.
아빠가 너무 이상했습니다.
아빠는 여러 사람들이 발을 담그고 있는 탕 속에 앉아서 그 물로
얼굴의 땀을 씻어내고 있었습니다.
-이철환의 <연탄길> 중에서-